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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8. 19. 00:23 헌헌

[체리테타] 호의

제가 쓰는 2차 창작 글에선 ※합의되지 않은 성관계, 원치 않은 결혼, 폭언, 폭력, 생명경시, 자살 및 자살사고, 가스라이팅 등 비윤리적 요소※가 자주 등장하며, 열람 후 일어나는 모든 일에 대해서는 일절 책임지지 않으니 주의해주시기 바랍니다.



젊고 유능했던 그 남자. 자신의 상관에게 등가죽만 남기고 갈가리 찢겨 죽게 된 그 남자. 능력있는 젊은이들을 골라 죽이는 걸 좋아하는 그였기에 그가 살해된 건 어찌 보면 정해진 일이나 다름없었다. 그렇지만서도 하필 자신에게 호감을 품고 있던, 자신 역시 호감을 품고 있던 그가 살해당한 건 정말 단순한 우연이었을까. 과연 자신과 일말의 관계도 없는 일일까. 자신은 정말 이렇게 될 거라는 걸 몰랐을까. 그렇지 않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아는 테타였다.

 

유능한 자들이 그렇듯 체리드니히 역시 부하 직원들에 관해선 아끼는 법이 없었다. 국왕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부족함 없이 자라 원하는 건 뭐든 손에 얻을 수 있었고 그로 인해 원하는 것을 얻으려면 약간의 투자가 필요하다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 좋은 상관이 되는 것엔 두 가지가 필요한데 하나는 직원복지에 아끼지 않는 것이었고 또 하나는 적당한 무관심이었는데 체리드니히는 이 두 가지를 잘 충족하고 있었고 그것이 그의 고약한 성미에도 아직까지 곁에 사람이 남아있는 이유였다. 물론 지나칠 정도로 무관심한 건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기에 생일이나 이름 입사일 취미 등 기본적인 것들을 외워야 했지만 머리가 좋은 그였기에 귀찮은 것을 제외하면 큰 문제가 되진 않았다. 그래. 딱 거기까지였다. 체리드니히가 부하 직원들에게 관심을 주는 건.

그럴 터였는데.

경호원 면접을 본 수많은 이들 중 가장 우수한 성적을 거둔 인재가 겨우 자기 어깨에 닿을 만큼 조그만 여성이라니. 테타라고 했던가. 삐져나온 잔머리 하나 없이 깔끔하게 머리띠로 넘긴 모습은 그녀의 성격이 어떤 지 잘 나타내고 있었다. 가장 우수한 성적으로 통과한 유일한 여성 합격자. 그녀가 이 자리에 오기까지 과연 어떤 삶을 살았을 지 굳이 듣지 않아도 뻔했다. 성별이 어쨌든 간에 가장 뛰어난 자를 최측근으로 들이는 건 훗날 왕위를 이을 자라면 당연한 일이었고 체리드니히에게 그녀는 가장 가까이 곁에 둔다는 걸 제외하면 다른 부하직원과 다를 바 없었다.

가장 가까이 곁에 두다 보면 알고 싶은 것도 알고 싶지 않은 것도 자연스레 알게 되는 법이다. 습관이나 버릇처럼 사소한 것에서부터 최근 누군가를 만나고 있다는 것까지. 여지껏 남에게 관심을 가져본 적 없는 그였기에 이럴 땐 어떡해야 하는게 정답인지 알 길이 없었지만 고민할 건 없었다. 그야 마음 가는 대로 행동하면 그만이니까. 테타 본인에게 물으면 웬만한 건 대답해주는 그녀였다. 이따금 대답해주지 않는 것들도 있었지만 그의 위치가 위치였기에 그녀 몰래 알아내는 건 일도 아니었다. 그게 문제였다.

사랑에 빠지게 되면 어떻게든 티가 나기 마련이다. 어떻게 숨긴다고 숨겨지는 게 아니어서 조금만 세심하게 관찰하면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으니. 평소처럼 제안한 저녁식사. 별로 기대를 하지 않았던 그였지만 어쩐 일인지 순순히 승낙한 테타였다. 아마 상관의 권유에 계속 거절하는 건 좋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겠지만 서도 체리드니히에겐 그건 그렇게 중요한 일이 아니었다. 맞은 편에 앉아 음식을 먹는 테타에게는 조금의 경박함도 찾을 수 없었고 체리드니히는 즐거운 기분으로 테타에게 이런저런 질문과 되도 않는 추파를 던지며 식사를 이어갔다. 빌어먹을 휴대폰이 지잉지잉 울리기 전까진 말야. 매너모드로 해놓았을 휴대폰이 조용히 진동하고 그와 동시에 테타의 얼굴에 옅은 미소가 번진 걸 체리드니히가 놓칠 리 없었다. 기대가 섞인 그 눈빛은 한시라도 빨리 이 시간이 끝났으면 하는 바람도 담고 있어서 체리드니히 안의 뭔가를 툭 끊어놓기엔 충분했다.

 

얼마 전까지 분명 좋은 분위기였는데 말이지. 요즘 통 연락이 되지 않아서 어쩌면 그게 단지 자신만의 착각은 아니었을까 싶었지만 곧 테타는 착각인 편이 더 좋았을 거라는 걸 깨닫게 된다. 체리드니히의 방에는 개수를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시체들이 부위별로 토막나 여기저기 걸려 있었다. 자신의 상관이 인체수집은 물론 손수 해부하여 장식해놓는 걸 즐기는 지독한 취미가 있다는 걸 잘 알고 있는 테타였다. 하나, , , 넷······그새 못 보던 게 늘어서 처음엔 그저 수가 늘어났구나 싶었지. 그 중 하나가 불과 얼마 전까지 자신과 연락하던 사내라는 걸 테타가 눈치채게 되는 데엔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도 그럴것이 드물게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온전한 채로 시신이 박제되어 있었으니. 역시 테타쨩이야. 사람 보는 눈이 있네. 어떤 사람인가 궁금했는데 나도 마음에 들었어. 멍청하지도 않고. 정말 갖고 싶더라고. 테타쨩이 눈여겨본 남자다워.

이게, 이게 무슨······. 당장이라도 변기에 달려가 토하고 싶었지만 테타가 그 자리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최대한 동요하지 않고 감정을 숨긴 채 과찬이라며 체리드니히의 되도 않는 칭찬에 대답하는 것뿐이었다. 그······볼일이라는 건? 그냥 단순히 보여주고 싶었어. 테타쨩이라면 알고 있잖아. 원래 예술가들은 자기 작품을 남에게 보여주고 싶어하는 법이라는 걸. 테타의 목소리가 떨리고 있다는 걸 모를 리 없는 그는 새어 나오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 이만 나가도 돼.

이런 일은 후에도 몇 번이나 반복되었는데 그때마다 테타는 악 소리를 지르는 대신 더욱 더 표정을 견고하게 만들었다. 최근 그의 작품이 되는 이들이 하나같이 자신에게 호감을 갖고 있던 남자들이라는 게 과연 그저 우연의 일치인지 의문을 품으면서. 이는 체리드니히 본인도 마찬가지였는데 그는 그런 의문이 들 때마다 깊이 생각하는 대신 테타쨩은 내 경호원답게 사람 보는 눈이 있으니까 말야~ 내 마음에도 들었을 뿐이야 하고 넘어갈 뿐이었다.

자신이 품던 의문이 그저 가정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을 때 테타는 자신이 누굴 만나든 말든 신경 쓰지 않는다던 체리드니히의 말이 말뿐임을 깨달았다. 왜 하필 자신인지. 비록 그것에 대해 알 길은 없지만 대신 테타는 이 모든 걸 멈추기 위해선 자신이 그 누구와도 호의를 주고받지 않으면 된다는 간단명료한 답을 알게 되었고 이토록 간단한 걸 깨닫게 되기까지 몇 명의 사내가 죽었나 생각하면 문득 또 우울해지고 마는 것이다.

 

테타가 한 가지 간과한 게 있다면 그건 바로 본인이 타인에게 호의를 품지 않는 것과 상관없이 타인이 자신에게 호의를 품는 건 어쩔 도리가 없다는 것이었다. 비가 퍼붓던 날이었다. 이미 쫄딱 젖은 채로 상가 건물 앞에서 비를 피하고 있던 테타에게 한 남자가 자신은 집이 가까우니 쓰고 가라며 우산을 불쑥 내밀었고 괜찮다고 사양해도 그는 끝까지 고집을 굽히지 않았다. 테타는 그럼 나중에 돌려드릴 테니 번호를 알려 달라며 휴대전화를 내밀었고 또 다시 비극이 시작될 거라곤 그때 당시엔 꿈에도 생각치 못하던 테타였다.

오늘은 이만 가봐도 좋아. 테타는 생각보다 일찍 퇴근하게 되어 남는 시간을 어떻게 써야할 지 고민하다 이내 저번에 받은 남자의 연락처를 떠올렸다. 뭐가 그리 좋은지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열두자리의 번호를 입력하던 남자의 인상은 벌써 흐릿해졌지만 그리 나쁘지 않았다는 것만큼은 기억하고 있었다. 돌려주기만 하자. 그렇게 생각하며 테타는 통화버튼을 눌렀고 약속은 테타의 생각보다 훨씬 빨리 잡혔다.

지난 번엔 감사했습니다. 아니에요. 구실이 필요했거든요. 구실이라 하면······? 그쪽이 마음에 들어서요. 마침 비가 와서 다행이었죠. 훤칠한 키에 겉모습도 괜찮았고 신사적이어서 테타는 기분이 썩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간만에 심장이 두근거리는 게 꼭 토할 것 같아, 이게 단순한 설렘인지 그것도 아니면······테타는 깊게 생각하는 걸 관두고 제 앞에 놓인 와인잔을 입에 가져다 댔다.

 

테타가 체리드니히의 경호원으로 뽑힌 건 우수해서인 것도 있지만 동물적인 감각이 큰 게 한몫했을 것이다. 왜 안 좋은 예감은 늘 들어맞기만 하는 걸까. 박제된 그는 테타가 알아볼 수 있게끔 얼굴을 제외하곤 온몸이 난도질되어 손톱과 발톱도 몽땅 뽑힌 채였다. , 아······. 그때처럼 심장이 두근거리는 게 꼭 토할 것만 같았고 테타는 결국 그 자리에서 그날 먹었던 것들을 죄다 게워내버리고 말았다. 모든 걸 토해낸 테타의 등을 빤히 바라보다 체리드니히는 부드러운 손길로 쓸어내리고는 이렇게 말하는 것이다. 테타쨩, 웃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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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꾸웅큥

2019. 7. 22. 22:37 헌헌

체리테타 썰 백업

트위터에 올린 썰 대충 다듬은 것들 틈날때마다 추가함
1. 테타쨩 날 어떻게 생각해?하는 체리한테 암 생각 없이 재능 칭찬하는 테타랑 이게 아니라서 실망하는 체리
2-1. 체리가 테타....왜....?하던 장면 너무 좋아 와앙11의11나암자에서 공길이가 손목 긋던 장면 생각나는건 왜일까 체리테타....테타에게 해줄 수 있는만큼 해주는 체리 테타가 자살시도한 거 알게 돼서 대체 왜....?하면서 자는 테타 바라보는 거 보고 싶어
2-2. 괴롭다는듯이 인상 찌푸리면서 체리 죽이려다 관두는 테타
3. 테타쨩 뭐 갖고 싶은 거 있어?하는 체리한테 아뇨(왕자님이 심장마비로 죽어서 세계에 평화가 찾아오는 거요)하는 테타 보고 싶어
4. 함뜨하기로 했는데 테타 가만히 있으니까 테~타쨩~♡뭐해? 안 벗어? 내가 벗겨줄까??하는 체리랑 존나 정색하면서 아뇨 제가 벗겠습니다 하는 테타
5. 테타쨩 아~♡하는 체리 테타가 어쩌라고 식으로 쳐다보니까 안 먹어?해서 테타 속으로 한숨 쉬면서 받아먹을듯
6. 체리랑 있으면서 속으로 하....씨발....하는 테타
7-1. 첫날밤 의외로 엄청 공들이는 체리 보면서 .....?하는 테타 섹스 끝난 후에도 뭐였나 싶을듯 아무 일 없이 무사히 체리와의 섹스가 끝나서 불안한 테타쨩
7-2. 졸라 가학적인 섹스할 줄 알고 샤워하면서 한숨 푹푹 쉬는데 의외로 정상적으로 끝나서 당황하는 테타
8-1. 할때 체리 콘돔 써서 존나 충격받는 테타
8-2. 다 쓴 콘돔 들고 테타쨩 아~해봐 하는 체리랑 예?! 하는 테타
9. 테타 가슴 만지면서 만지면 커진다는데 정말일까?하는 체리랑 한숨쉬면서 모르겠는데요 하는 테타쨩
10. 테타 가슴 만지면서 테타쨩~혹시 불감증은 아니지~?하는 체리
11. 체리가 언제 함뜨하자 할지 몰라서 맨날 피임약 먹는 테타
12. 테타 목 조르고 한참 뒤에 풀면 테타쨩 콜록콜록 기침 엄청 하겠지 그거 보면서 죽이면 이거 못 볼테니까 좀 더 즐기다 죽여야지 다짐하는 체리
13. 체리랑 떡치면서 테타 젤 많이 하는 말이 예?!면 좋겠어 미쳐버린 성벽에 맞춰주는 정상인 테타쨩
14. 클로로 잡아온 체리한테 존나 무표정으로 훌륭하십니다 하는 테타쨩
15. 함뜨하고 자다 깨서 물 마시려는데 체리가 안은 채로 자고 있어서 못 마시는 테타
16. 체리 이마에 자기 이마 갖다대면서 열은 없는데요 하는 테타
17. 일코에 능한 체리....한겨울 남들 다 보는 테타와의 첫만남에선 테타한테 친히 겉옷 벗어주던 체리는 현재 추우면 쪼끄만 테타의 쪼끄만 겉옷을 뺏어 입게 되는데....
18-1. 2인용 관 짜서 죽을때 테타랑 들어가는 체리
18-2. 나 죽고 나서도 지켜줘야 해? 테타의 의사 따위 없고....
19-1. 결혼하고 첫날밤 욕조에 입욕제 대신 피 한가득 채워놓고 테타쨩을 위해 특별히 준비했다고 하는 체리
19-2. 피로 가득한 욕조에 떠다니는 흰 장미꽃잎
19-3. 처음부터 욕조 가득 피가 담겨져 있어서 테타 그 안에서 손목 긋고 자살해도 체리 한동안 테타 걍 잠깐 졸고 있는 줄만 알고 신혼 첫날밤에 자살할 거라곤 상상도 못 했으면 좋겠어 자기가 죽인 피해자들 피랑 테타 피가 섞여버린 욕조 안
20. 다른 여자 만나고 다니는 체리한테 왕자님이 그러셔도 제가 왕자님 소유라는 건 변함 없으니까요 하는 테타
21-1. 사는게 넘 힘들어서 샤워하다 말고 훌쩍훌쩍 우는 테타....죽을 각오는 되어 있지만....죽는게 무섭진 않지만 그것과 별개로 체리드님은 너무 무섭고....돌았고....사르코프는 존나 멍청하고....자기 말고는 체리를 저지할 수 있는 사람은 없는 것 같고....테타는 돌아버리기 직전이에요
21-2. 찔찔 짜는 테타.....벽에 걸린 채 계속 물을 내뱉는 샤워기....얼굴엔 이미 커다란 흉이 져버렸고....죽으면 차라리 다행인데 죽지도 못하고 체리드님 장기말이 된다면 어쩌지 상상만 해도 숨이 턱턱 막히는 테타....체리드님 눈에는 보이지 않는 수호영수....그새 하나가 더 늘었고....
21-3. 인간이 아니게 된다니 죽는 것보다 더 무서운데 도망치고 싶은데 그럴 수도 없어서....정말 도망치고 싶은데 여지껏 방관한 게 있으니까....누가 좀 대신해줬으면 좋겠는데 그래선 안되니까....
21-4. 큰 소리로 울지도 못하고 숨죽여 우는 테타....샤워 다 끝내고 나와서 진정된 얼굴로 코 흥 하는 테타....벌건 눈가....귀여운 테타 사랑스러운 테타....
21-5. 왜 하필 나인지 다른 많고 많은 왕자 중에 왜 하필 체리드님인지 모든게 원망스럽지만 자기연민할 시간도 없어서 사르코프 말대로 쉬는 동안 어떻게 해야 할 지 생각하는 테타....거울 보면서 머리 말리는 테타도 좋고 그냥 축축한 머리카락 냅두는 것도 좋고 테타 성격에 말리겠지만요
22. 이딴 멍청한 새끼가 동료라니 사르코프 볼 때마다 울컥하는 테타 하지만 당장 같이 계획 짤 사람은 또 사르코프밖에 없는게 현실이고....이미 배는 타버렸고 도망치기엔 늦었고 도망치고 싶지만 도망칠 바엔 죽어버릴 테타
23-1. 체리테타 첫날밤 김칫국 드링킹하는 왕자님....존나 불끄고 자는데 테타 한번 뒤척일 때마다 테타쨩 드디어 나를 엉망진창으로 범할 생각이야?(두근두근)하는 체리랑 왕자님 시간이 늦었으니 어서 주무세요(한숨)하는 테타
23-2. 안 자고 헛소리하는 체리한테 왕자님 잠이 안 오시는 거라면 동화책이라도 읽어드리겠습니다 하는 테타
24-1. 테타가 부탁 하나 들어줄 때마다 잡아온 애들 안 죽이고 그냥 놔주는 체리
24-2. 테타 손톱 밑에 바늘 꽂는 체리 테타쨩 힘들면 관둬도 돼 움찔거리는 테타 손가락 인상 찌푸리면서 아랫입술 깨무는 테타
24-3. 흉진 테타 손톱 볼 때마다 좋아서 오싹오싹하는 체리드님
24-4. 복나것처럼 테타 귀 핥은 다음에 전기고문하는 체리
25-1. 테타 아직 맹장 안 터진 거 떼써서 받아내는 체리
25-2. 테타 사랑니 나면 그것도 받아내서 이따금 생각날 때 꺼내보면서 콧노래 부르는 왕자님
26-1. 오메가 체리한테 따이는 알파 테타
26-2. 피임 철저하게 한 테타지만 결국 오메가 체리를 임신시키고 마는데.....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습니다 왕자님 경호원 자격이 없어요 저는....어떤 벌이라도 달게 받겠습니다 하는 테타와 싱글생글 웃는 체리
27-1. 도저히 맨정신으론 체리랑 떡칠 수 없었던 테타는 술을 진탕 마시게 되고....체리가 씻는 동안 그만 잠이 들어버리고 마는데....
27-2. 희망편 : 잘 자 테타쨩 하고 옆에서 자는 체리
절망편 : 중간에 깼는데 테타쨩 깼어? 하면서 테타 박고 있는 체리
28. 사르코프한테 선물은 자기가 받았을 때 좋은 걸 주면 되지 않냐는(존나 적당한)대답을 듣고 테타한테 아끼던 수집품 하나 선물하는 체리와 받기 싫다는 거 받을 수 없습니다 돌려서 말하는 테타
29. 식인하는 체리와 방으로 돌아가서 이젠 양들의 침묵 찍고 자빠졌냐면서 침대에 엎어져서 우는 테타
30-1. 젊고 유능했던 그 남자.....체리 손에 등가죽만 남기고 산 채로 갈기갈기 찢겨 죽었던 그 남자....능력 있는 젊은이들을 좋아하는 체리가 그 남자를 찢어죽인 건 정말 테타와 아무 연관도 없을까 평소와 같은 표정이지만 어쩐지 그늘져있는 테타의 얼굴과 기분 좋아보이는 체리
30-2. 테타쨩 웃어야지
31-1. 일 끝나고 한참 사르코프랑 술 마시고 있을 때 체리한테 호출 와서 급하게 술 깨려고 물 마시고 나가는 테타...비틀거리는 테타 보면서 괜찮냐고 묻는 사르코프
31-2. 술취해서 혀 꼬인 거 들키기 싫어서 본인은 또박또박 말하는데 발음 안 틀리려고 왕자아님 이 밤에 무우슨 일이시인지? 이런 식에 술냄새 미미하게 풍겨서 체리한테 테타쨩 술 마셨어? 소리 듣는 테타
31-3. 술 취한 상태에서도 체리 수틀리면 안된다는 강박때문에 땀 뻘뻘
32. 에바 에유로 다들 엘씨엘로 돌아갈 때 테타가 보는 사람이 체리여서 기뻐하지도 못하고 그냥 멘붕하다 엘씨엘 되는 테타쨩
33. 테타 허벅지 애무하다가 갑자기 물어뜯는 체리드님
34-1. 치키타 에유 체리테타....맛없는 인간 백년 기르면 맛있어진대서 닥치는대로 인간 잡아서 맛있는지 없는지 확인하는 체리드니히 맛있으면 한숨쉬면서 잡아먹기만 몇백번째...어릴 적부터 자기가 맛없는 인간이라는 걸 알고 있는 테타가 나는 맛없는 인간이야 하고 체리 앞에 제발로 찾아갈듯
34-2. 자기가 싫어하는 인간은 거짓말하는 인간인데 그 중에서도 거짓말하는 여자를 가장 싫어한다면서 테타 목덜미 물어버린 체리는 너무너무 맛없어서 한 일주일 앓아 눕겠지 끙끙거리면서도 행복한 체리
35. 자기 실수로 발목 인대 작살난 체리랑 그런 체리 한동안 업고 다니는 테타
36-1. 테타가 누구 만나든 상관없다던 체리드님 며칠 후 벽에 등가죽 걸어놓고 역시 테타쨩~사람 보는 눈이 있네 나도 엄청 마음에 들었어 멍청하지도 않고...
36-2. 테타가 누구 만나든 상관없다면서 이상하게 테타가 만나는 사람들만 벽에 걸리는 건 테타 착각이겠지
36-3. 체리는 자기가 하고 있는게 질투라는 자각이 없을 거 같아 명백히 질투지만....테타쨩은 내 경호원답게 사람 보는 눈이 있으니까 말야 내 마음에도 들었던 것 뿐이야 생각할듯
37. 며칠 전부터 왕자님 죽이려고 마음 먹고 망설이지 않으려고 수십 수백번 예행연습하고 체리와 지냈던 시간들 곱씹으면서 따라 죽겠다 결심하는 테타
38. 육손 테타 손가락 자르고 그걸로 계약서 지장 찍은 후 계약서랑 잘린 테타 손가락 따로 보관하는 체리
39-1. 로맨틱한 체리테타...테타가 키우던 햄스터 죽어버렸는데 그거 살아있는 것처럼 생생하게 박제해서 테타한테 선물하는 체리
39-2. 절망편 : 멀쩡히 살아있는 거 박제하기 위해 죽이는 체리드님
40. 오늘부터 1일이라는 체리 말에 예? 하는 테타...걍 농담이겠지 하고 사르코프랑 떡치면서 왕자님 까던 테타 담날 체리한테 사귄지 하루만에 바람피냐고(어떻게 알았는지 존나 의문) 존나 까일듯
41. 혈액형 다른데 굳이 자기 피 테타한테 주입하는 체리랑 사경을 헤매다 겨우 살아나는 테타
42. 체리랑 떡치는데 사르코프한테 전화 온 테타...체리 존나 친절하게 폰 테타한테 건네주면서 안 받으면 끊기니까 받으라고 할듯
43. 그냥 단순히 스트레스 받아서 좀 늦을 뿐인데 생리 안 와서 미친듯이 불안한 테타
44. 생리통때매 땀 삐질 흘리면서 좆같은 왕자님 헛소리 받아주는 테타
45. 테타 알몸 위에 매직으로 내장기관 그리는 체리
46. 테타 엄지 손가락 지문 부분 잘라내서 받아가는 체리
47. 체리랑 함뜨하는데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그만 재떨이로 뚝배기를 깨버린 테타....
48. 상상하는게 젤 무서운 법이지....체리가 여지껏 여자들 어떻게 범하고 죽였는지 잘 아는 테타 체리와의 첫날밤에 여지껏 죽었던 여자들 떠올리면서 자기는 대체 뭘 당할지 죽으면 나을텐데 죽이지 않고 어떻게 할지 상상해보니 너무 무서워서 중간에 토하는 거 보고 싶어
49-1. 체리테타 사귀는데 테타 기념일 까먹어서 정색하는 체리 보고 싶다 한숨쉬면서 뒤지고 싶냐? 내가 세상에서 두번째로 싫어하는 여자가 기억력 안 좋은 여자라고 말 안 했었냐? 하는 체리...뒷짐 지고 죄송합니다 하는 테타....
49-2. 며칠 전부터 100일만 기다리던 체리랑 원래 성격+일하느라 기념일 있는지도 모르는 테타
50. 무릎 꿇고 체리 구두끈 매주는 테타
51-1. 테타 체리랑 술 진짜 존나 안 마실 거 같애 사르코프랑은 마셔도....그야 누구나 상사랑 같이 술 먹다 보면 술김에 술병으로 대가리를 깨버리고 싶지 않겠어요 테타도 마찬가지야....
51-2. 체리랑 단 둘이 술마시면서 체리의 되도 않는 플러팅 듣기....들으면서 왕자님 저는....왕자님 대가리를 깨버리고 싶어요....술병 깨서 찔러 죽이고 저도 죽어버리고 싶답니다....소리가 목구멍까지 차오른 테타쨩
51-3. 테타쨩은 좋아하는 사람 있어? (싸늘한 시체가 된 왕자님이라면 좋아할 것 같습니다만....)
52. 테타는 체리 선물 대충 골라서 사주는데(대충 무난한 디자인의 고가 브랜드 목도리 같은 거) 막상 체리가 테타 선물 못 고를 것 같아 여자들이 좋아하는 건 잘 아는데 테타가 좋아하는 건 모르는 체리드니히
53. 체리한테서 겨우 도망쳐 나온 테타 하지만 상대는 국왕의 아들이고....잡힐 바에 먼저 죽어버리는 편이 더 편하지 않을까 생각하다가 제정신 돌아오는 테타
54. 분명 처음엔 죽여야 한다는 생각도 못했었는데 존경했었는데 시간이 지나면 나아지지 않을까 어느날 눈 떴는데 다른 평범한 사람들처럼 변하지는 않을까 머리를 세게 부딪혀서 지금과 정반대가 되진 않을까 생각하던 적도 있었던 테타 자기 옆에서 자고 있는 체리 말없이 쓰다듬었으면
55. 어느날부터 계절 상관없이 안에 목티 받쳐입는 테타
56. 테타 화장 직접 지워주면서 역시 이쪽이 더 취향이라고 말하는 체리드니히

57-1. 체리 테타랑 사귀고 나서 슈퍼메가데레 되는 게 너무 보고 싶다 이거 내가 엄청 아끼는 건데 특별히 테타쨩 줄게♡♡하면서 파이로 머리 선물하는 체리드니히
57-2. 울며 겨자먹기로 자기 머리맡에 파이로 머리 두고 잠드는 테타.....으으....으으으....넘 신경써서 악몽에 시달리는 테타....이따금씩 잠들기 전에 보고 흠칫하는 테타....
57-3. 체리가 죽여왔던 여자들 대부분의 손톱은 깨끗하고 예쁘게 잘 정리돼서 반짝반짝 매니큐어가 칠해져 있었겠지 여자들은 보통 이런 걸 좋아하는구나 하면서 테타한테 반짝반짝 알록달록한 손톱 선물하는 체리랑 아니겠지....그냥 인조손톱일 거야 현실도피하는 테타
58. 왕자님이....죽어버리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매일매일 왕자님이 죽길 바라며 잠들었습니다 여지껏 그런 왕자님을 놔둔 저도 죽어버리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왕자님처럼 재능이 뛰어나신 분은.....태어나선 안됐었다고....
59-1. 체리한테 프로포즈 받은 테타...체리 성격에 결혼반지가 다이아가 아닌게 너무너무 이상해서 나중에 몰래 뭔지 알아보는데 메모리얼 스톤인 거 알고 머리가 띵한 테타
59-2. 사르코프 죽고 난 후여서 설마설마하면서 모르는 척 무슨 보석이냐 묻는 테타랑 그 설마인 대답
60. 밖에 싼다고 말했으면서 테타 안에 싸는 체리....나중에 욕실에서 무표정으로 정액 긁어내는 테타....
61. 체리한테 테타쨩 오늘 그 날이야? 소리 듣고 너무너무 끔찍하게 싫어서 다음부턴 생리할 때마다 향수 오지게 뿌리는 테타
62. 체리테타 피스트퍽 너무 보고 싶다 테타쨩 손 한번만 넣어봐도 돼? 하는 체리랑 예? 뭘요?아뇨아뇨 왕자님 제발 하는 테타....체리 좆까고 넣을게~하고 넣을듯
63-1. 사르코프랑 테타 사내연애하는 거 들켰는데 의외로 체리드니히가 별 반응 없어서 의아하긴 해도 그냥 그렇게 넘어가는 둘....업무에 지장만 주지 않는다면 괜찮아 그렇게 말하던 제4왕자는 테타랑 통화하다 수화기 너머로 들리는 사르코프 목소리를 들어버리고
63-2. 다음날 싸늘하게 죽어있는 사르코프 시체와 정신이 아찔해진 테타 왜, 왜....대체 왜.....하는 테타에게 테타쨩 이상한 소릴하는구나 여지껏 한번도 왜냐고 한 적 없었으면서....아냐 둘이 연애하는 건 정말 아무런 상관 없는 일이야 그냥....사르코프도 꽤 유능했으니까 그렇지?
64. 테타한테 몇번 들이댔다가 죄송한데 지금은 일에 집중하고 싶단 말로 까인 체리드니히 그럼 일을 못하게 되면 되겠다! 싶어서 테타 잘 때 눈꺼풀 바늘로 찔러버려서 서서히 시력 안 좋아지는 테타 결국 일 못하게 될듯
65. 신데렐라 체리테타...유리구두 딱 맞는 사람들 성으로 데려가서 잔인하게 죽이던 체리드니히 테타 집까지 찾아가게 되는데 신어보지도 않고 거절하는 테타가 맘에 들어버려서 맞지도 않는 유리구두 억지로 신겨놓고 성으로 데려갈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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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꾸웅큥

2019. 5. 6. 23:54 헌헌

[백합 크라파이] 물

제가 쓰는 2차 창작 글에선 ※합의되지 않은 성관계, 원치 않은 결혼, 폭언, 폭력, 생명경시, 자살 및 자살사고, 가스라이팅 등 비윤리적 요소※가 자주 등장하며, 열람 후 일어나는 모든 일에 대해서는 일절 책임지지 않으니 주의해주시기 바랍니다.




빨간 선 두 줄이 제 인생을 가로질렀습니다. 남자친구인 그는 여전히 전화를 받지 않는군요. 저는 그와 서로 사랑하는 사이였습니다. 그는 아홉살 많은 나이만큼 무척이나 어른스럽고 자상한 남자였어요. 이런, 분위기가 우울해지네요.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나 할까요. 이 이야기는 제가 사랑해 마지않는 한 때 학급반장이었던 그녀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그녀와 저는 무척 친했습니다. 과장 좀 보태서 세상에서 둘도 없었어요. 비록 중고등학교 통틀어서 딱 한 번, 그래요 딱 한 번만 같은 반이었지만 말이에요. 다행히 같은 고등학교로 진학했습니다만 당연하게도 반은 갈렸습니다. 그녀와 저는 의심할 여지도 없을 만큼 친했지만 학기 초인지라 청소구역을 정하랴, 자리를 바꾸랴, 임시반장을 뽑는다던지 새 학급의 친구를 사귄다던지 여러 가지의 일로 바빠서 같은 학교 안이어도 그다지 만나지를 못했습니다. 따로 연락을 하지는 않았어요. 그래도 동아리활동만큼은 같은 곳으로 들어갔습니다. 평일이 끝나가는 마지막 금요일 마지막 정규수업 동아리활동. 같은 고등학교를 진학하고 나서 처음 그녀를 본 시간이었습니다. 그녀는 그 새 학급반장이 되었더군요. 그녀는 그녀의 반에서 물이라는 별명을 얻었다고 말했습니다. 어쩐 일인고 하니 그녀의 담임이 거의 모든 일과를 그녀에게 떠넘긴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녀의 학급은 이제 그녀 없인 돌아가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예. 그녀는 정말이지 그녀의 학급과 제게 있어서 물과 같은 존재였습니다. 지구와 몸의 칠십 퍼센트를 이루고 있는 그 물 말입니다.
시간은 그녀와 제가 만난 세월만큼이나 빠르게 흘러 어느덧 여름방학이 찾아 왔습니다. 그녀는 미술을 하느라 방학동안 학원에, 저는 다른 아이들과 같이 평범하게 방학보충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방학동안 그녀 없이도 잘 지냈습니다. 같은 반 아이들과도 벌써 많이 친해져 방학에 학교를 나오는데 무슨 방학이냐 투덜대며 같이 중식도 먹고 그랬지요. 여름방학이 끝날 때까지 그녀와 전 단 한 번도 따로 만나거나 하지 않았습니다. 그 흔한 통화나 문자메시지 하나 조차도요.
여름방학은 금방 끝났습니다. 비록 중학교 때 보단 느리게 흘렀지만요. 개학 후 동아리활동에서 처음 본 그녀는 제게 남자친구가 생겼다고 말했습니다. 순간 토할 것 같더군요. 잘됐네. 저는 이 한 마디만을 겨우 내뱉었습니다. 빈말이라도 절대 축하한다는 말은 할 수 없었어요. 대체 뭐가 축하할 일이란 거죠? 제게는 전혀 축하할 일이 아닌걸요. 저는 축하한다는 말을 되뇌며 그녀가 남자친구와 헤어지기만을 빌었습니다.
시간은 빠르게 흘러 겨울방학이 지나고 새 학년으로 바뀌었습니다. 겨울방학동안에도 그녀는 여전히 학원을, 저는 여전히 보충수업을 들었습니다. 방학 때나 개학 후나 별 다른 연락을 하지 않은 건 여전한 채로요. 학년은 바뀌어 학기 초는 빠르게 흘러갔습니다. 익숙해질 만도 하지만 역시 익숙해지는 건 쉽지 않더군요. 그렇게 다시 청소구역을 정하고 자리배치를 하고 임시반장을 뽑고, 새 친구를 사귀었습니다. 동아리활동만큼은 작년과 같이 그대로 올라갔기에 그녀와 제게 있어서는 여전히 동아리활동이 일주일 동안 만나는 유일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녀는 이번 학년에도 반장으로 당선되었다고 했습니다. 그녀는 여전히 남자친구와 교제 중이었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 얼굴을 보는 동아리 활동. 그 동아리활동 시간마저 그녀는 선생님의 눈을 피해 그녀의 남자친구에게 문자메시지로 사랑을 속삭이느라 바빴습니다. 헤어지길 바랐던 제 바람이 무색할 정도로 아직도 깨를 볶고 있더군요. 세상에 정말이지 그 때만큼 동아리활동이 싫었던 적은 처음이었어요. 저는 하루 빨리 그녀가 그와 헤어지길 빌고 또 빌었습니다.
고등학교로 진학한 후 두 번째 여름방학이 찾아왔습니다. 같은 문과로 진학했지만 그녀가 학원에서, 저는학교에서 방학보충을 한다는 건 변하지 않았어요. 같은 반으로 올라온 친구와 왜 가을방학은 없냐며 불평 아닌 불평을 하며 웃곤 했죠. 정말 작년과 다를 바가 없었어요. 한 가지, 방학 주말에 그녀에게서 연락이 온 것을 빼면 말입니다.
집 앞 공원으로 나와 달라는 그녀의 연락에 저는 티비를 보던 몸을 일으키며 대충 옷을 챙겨 입고 나갔습니다. 공원에 나가서 그녀를 찾는데 그녀가 제 품에 안겨서는 울기 시작하더군요. 저는 어쩔 줄 몰라서 그냥 그녀의 등을 토닥일 뿐이었습니다. 한참을 울던 그녀는 제 셔츠가 눈물과 콧물범벅이 되어서야 고개를 들고는 입을 열더군요. 크라피카, 어떡해. 나, 임신했어. 왜 일까요. 그 때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았던 건. 저는 기계적으로 그녀를 달래고선 헤어져 집으로 왔습니다.
배신감에 사람은 때론 자기가 생각지도 못한 일을 저지르곤 하죠. 개학 후 학교는 소란스러웠습니다. 얘, 그 얘기 들었어? 옆 반에 걔가 임신했다나봐. 한 번이 아니라던데? 원조교제래. 술렁술렁 울렁울렁. 소문이란 게 그렇듯 꼬리에 꼬리를 물어 그 원형이 무엇이었는지 조차 기억이 나지 않을 만큼 부풀려졌습니다. 그녀와 저는 늘 그랬듯이 별 다른 연락을 하거나 하진 않았어요. 단지 동아리활동에나 볼 뿐이었죠. 개학 후 첫 동아리활동이 되어서야 그녀를 볼 수 있었습니다. 물론 저는 아이들이 그러하듯 그녀를 피해 다른 친구와 자리에 앉았어요. 개학 후 처음 보는 그녀는 정말이지 말로 다 표현하지 못할 정도로 야위었더군요. 임신한 게 거짓말처럼 느껴질 정도로 말입니다. 동아리활동 내내 그녀와 저 사이엔 그 어떤 대화도 오가지 않았습니다. 당연한 일이지요.
제가 그녀를 피해 다니는 게 익숙해 질 때 즈음, 그녀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간결한 문자메시지였어요. 이번 주 주말에 공원에서 보자는 내용이었지요. 저는 그 순간만큼은 그녀가 불쌍하게 느껴져 알았다고 했습니다.
공원에 나가니 보기 흉할 정도로 마른 그녀가 쩍쩍 갈라진 목소리로 내게 묻더군요. 네가 그랬어? 저는 아무렇지 않게 말했지요. 응, 내가 그랬어. 그녀는 혼자서 하, 하고 웃더니 비틀비틀 돌아갔습니다. 저는 남아 있을 이유가 없었기에 그녀가 완전히 보이지 않게 된 후 집으로 돌아갔지요.
다음날, 학교는 소란스러웠습니다. 그 얘기 들었어? 왜, 그 옆반에 임신한 걔가 공원 호수에 빠져서 자살했다잖아. 저는 그 얘기를 듣고 별 생각이 없었습니다. 단지 한 때 물이라고 불린, 학급에 있어서도 제게 있어서도 물이었던 그녀가 물에 빠져 죽은 게 아이러니하다는 생각만을 했습니다. 그녀가 죽고 나서도 저는 학교에 잘 다녔습니다. 졸업도 했습니다. 대학교에 진학도 해서 잘 살았습니다. 여기까지가 제 이야기의 끝입니다.
남자친구는 여전히 전화를 받지 않는군요. 그를 원망하거나 하진 않습니다. 그는 상냥하고 멋있고, 남자답지만 가정이 있으니까요. 당연한 일이지요. 이제 제가 할 일은 딱 한 가지입니다. 바로 물, 아니 그녀에게로 돌아가는 일이지요. 그럼 안녕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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